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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읽기292

[박노자] 고시 권력, 그대로 좋은가? [노르웨이 오슬로에서 사는 러시아계 한국인 교육 노동자/연구 노동자’라고 본인을 소개하는 박노자는 , , , 등 많은 책을 썼다. 박노자 본인의 블로그에 실렸던 글(bit.ly/3jpYwgJ)을 다시 옮겨서 실을 수 있도록 허락해 준 것에 정말 감사드린다.] 국내에서 인식되는지 모르지만, 한국의 행정 국가는 많은 나라에서는 선망의 대상입니다. 이번 K방역에서 보여진 것처럼 촘촘하고 철저한 부분도 있지만, 이와 함께 그 선발의 방식은 여러 나라에서 부러움의 대상이죠. 예컨대 구소련의 후계 국가들을 보면, 가장 '맛이 있는' 자리들을 대체로 최고 권력자들의 친인척과 그 가신, 그 가방모찌들이 나누어 먹는 것은 보통입니다. "최고 존엄"의 절친이 장관이 되고, 그 아들이 국영 기업 지배인으로 가고, 그들과 친.. 2021. 7. 11.
세상읽기 - 윤석열/ 이석기 석방/ 소설 <17일> 외 전지윤 ● 윤석열 - 기득권 우파와 특권카르텔의 위험한 지도자 윤석열 출마 기자회견을 보면서 한국사회의 기득권 우파와 특권카르텔, 그들의 지지자들의 세계관과 지향점이 얼마나 퇴행적이면서도 한심한 것인지 다시 확인할 수 있었다. 그들이 함께 지지하고 밀어주고 있는 지도자가 공개 무대에서 드러낸 엉성한 논리와 천박한 인식은 헛웃음이 나올 정도로 초라했다. 본격 등판을 앞두고 윤석열 캠프에 조선일보 논설위원, 동아일보 법조팀장. 중앙일보 정치부기자 등이 집중투입된 결과물이었기에, 이것은 단지 개인이 아니라 한 세력의 정치적 수준을 대표했다고 볼 수 있다. 마치 정치검사와 족벌언론 기자와 부패한 기업인들이 룸살롱에서 같이 폭탄주를 먹으며 ‘시국을 걱정’하는 대화의 수준 같아 보였다. 윤석열의 방향은 ‘자유민주주.. 2021. 7. 7.
[박노자] '시험 사회'에 대한 단상 [노르웨이 오슬로에서 사는 러시아계 한국인 교육 노동자/연구 노동자’라고 본인을 소개하는 박노자는 , , , 등 많은 책을 썼다. 박노자 본인의 블로그에 실렸던 글(bit.ly/3jpYwgJ)을 다시 옮겨서 실을 수 있도록 허락해 준 것에 정말 감사드린다.] 지금 제가 동아시아의 현능주의적 (meritocratic) 관료 선발제의 거시적 역사에 대한 글을 준비하고 있습니다. 이 글을 준비하는 과정에 강하게 드는 생각은, 아마도 거시 세계사의 차원에서는 동아시아가 세계 문화/역사에 가장 크게 기여한 부분 중의 하나는 바로 '시험'이라는 사회적 통과의례/여과 장치일 것이라는 거죠. 동아시아에서는 '시험'의 형식은 통일된 관료 제국과 같이 태어났습니다. 이미 한나라 무제의 시절에는 지방에서 '찰거'(추천) 받.. 2021. 7. 1.
세상읽기 - 이준석/ 평등법/ 윤미향/ 칠레 전지윤 ● 이준석 현상의 오해와 이해 이준석 현상에 대해서 몇 가지 오해들이 있는 것 같다. 먼저 이준석의 반페미니즘 선동을 두고 ‘한국사회에서 새롭게 나타난 혐오의 정치’라는 분석은 합리적 핵심을 이해하면서도 동의하기 어렵다. 이런 분석은 빨갱이라고, 전라도라고, 종북이라고 혐오를 당해온 수많은 피해자들을 삭제하는 것이다. 전쟁과 분단을 거치며 형성된 한국사회의 기득권 우파와 특권카르텔은 ‘혐오의 정치’를 핵심무기로 삼았고 그것은 수많은 인권유린과 인명 학살까지 낳을 정도로 지독했다. 지금도 이석기 의원은 감옥에 있다. 이준석으로 상징되는 신혐오주의자들에 비해 구혐오주의자들은 약화되고 있다고 보기도 어렵다. 구혐오의 물적기반이 되는 역사적, 경제적, 사회적, 법적 조건과 제도들이 여전하기 때문이다. 심.. 2021. 6. 28.
[박노자] 이준석의 '공정'은, 공정하지 않다 [노르웨이 오슬로에서 사는 러시아계 한국인 교육 노동자/연구 노동자’라고 본인을 소개하는 박노자는 , , , 등 많은 책을 썼다. 박노자 본인의 블로그에 실렸던 글(bit.ly/3jpYwgJ)을 다시 옮겨서 실을 수 있도록 허락해 준 것에 정말 감사드린다.] 고백 하나 하겠습니다. 금일 이준석의 지지자와 비슷한 생각을, 저도 한 때에 조금 가지고 있었습니다. 고교 시절이었습니다. 1989년 봄, 저는 레닌그라드 국립대의 동양학부 입학을 목적으로 했지만, 한 가지 두려운 게 있었습니다. 바로 그 학부의 우선권을, 노농 대중 출신들과 노동자, 농민, 군인들을 위해 만든 특별한 '예비 학부'를 졸업한 자들, 그리고 소련의 구성 공화국 (카자흐스탄 등) 지역 당 등에서 추천한 소수자 출신들이 가졌다는 점입니다... 2021. 6. 16.
세상읽기 - 이준석/ 미얀마/ 마녀사냥/ 한강 대학생 전지윤 ● 이준석 당선 - 축하할게 아니라 성찰할 일 ‘축하’의 사전적 정의는 ‘남의 좋은 일을 기뻐하고 즐거워하는 뜻으로 인사하는 것’이다. 그렇다면 이준석의 당대표 당선을 우리는 축하해야 하는가? 그의 앞날을 지켜보고 잘해줄 것을 촉구할 일인가? 어쨌든 정치권의 ‘관행’이나 ‘예의’가 그러니까? 그런 것 따지지 않고 할 말은 해야 한다는 기준은 왜 또 이럴 때만 실종되는가? 젊은 사람이 나이들고 노회한 정치선배 앞에서 눈치보지 않고 직설적이고 거침없이 할 말을 하는 모습은 평가할만 하지 않냐고? 2012년 대선 때 통합진보당 이정희 후보는 박근혜 후보에게 정말 놀라울 정도로 직설적이고 거침이 없었다. 티비토론을 보다가 전율이 느껴질 정도였다. 그 결과는 모두 아는 바대로다. 가루가 되도록 까이고 그 .. 2021. 6. 13.
[박노자] 극단의 시대는, 한국에서는 계속 지속된다? [노르웨이 오슬로에서 사는 러시아계 한국인 교육 노동자/연구 노동자’라고 본인을 소개하는 박노자는 , , , 등 많은 책을 썼다. 박노자 본인의 블로그에 실렸던 글(bit.ly/3jpYwgJ)을 다시 옮겨서 실을 수 있도록 허락해 준 것에 정말 감사드린다.] 유명한 사학자 홉스범은 20세기를 '극단의 세기'라고 명명했습니다. 자본주의의 위기, 세계 대전 등 속에서는 19세기후반-20세기 초반 열강의 체제를 뒷받침했던 중도, 온건 성향의 의회주의는 붕괴되고 일부 국가들은 극우적 독재, 또 일부 국가들은 경제의 전면적 국가화와 당-국가 건설 ('현실 사회주의') 길로 접어든 것이었습니다. 군사화된 국가의 힘이 극대화되는 그 과정에서 지속적 전쟁의 화염 속에서는 개별적 인간의 목숨 가치란 '파리' 이하로 떨어.. 2021. 6. 6.
세상읽기 - 차별금지법/ 국가보안법/ 혐오/ 국제 전지윤 ● 국가보안법을 폐지하고 차별금지법을 제정하라 며칠 전 이정훈 4.27시대연구원 위원이 국가보안법 위반 혐의로 체포됐다. 소환 한번 없더니 갑자기 집으로 들어친 30여명의 국정원, 보안수사대에 의해 연행됐고 자택은 압수수색을 당했다. 이정훈 위원이 쓴 책들이 북한을 찬양 고무했고, 심지어 김정은의 지령에 의해서 쓰여진 책이라는 혐의다. 이것은, 시작된지 일주일만에 10만명을 거의 채워가는 국가보안법 폐지 10만 입법청원에 찬물을 끼얹으려는 의도인 것이 명백하다. 국가보안법 폐지법안 발의를 준비중이던 민주당, 정의당 의원들에 대한 경고의 의미도 있을 것이다. 개혁정부 정권말기에 꼭 국정원이 주도한 국가보안법 조직 사건이 터지던 것도 우연의 일치는 아닐 것이다. 특히 이런 사건은 항상 진보진영 내부에.. 2021. 6. 1.
세상읽기 - 윤미향 마녀사냥/ 인도 팬데믹/ 미얀마 항쟁 전지윤 ● 윤미향 의원 마녀사냥과 낙인찍기를 당장 멈춰라 위의 이미지가 요즘 여기저기 많이 나돌고 공유되고 있다. 일단 너무나 반가운 일이다. 주류언론과 기득권 우파가 퍼트렸던 거짓을 반박하면서 마녀사냥 당한 피해자의 입장을 대변하는 목소리가 힘을 얻기 시작한 것이니 말이다. 이것을 보면 대부분의 의혹이 사실무근이었고 검찰마저도 기소할 근거를 찾지 못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하지만 반갑지만은 않다. 이 이미지는 이번에 새로 나온 것이 아니라 이미 지난해 9월에 나온 한 군소 인터넷 언론의 기사중에 삽입됐던 이미지이기 때문이다. 반년도 훨씬 전에 나온 이야기이지만 별로 관심을 받지 못했고, 지금도 여전히 많은 사람들은 이 목소리를 외면하고 있다. 더구나 검찰은 이렇게 11개 혐의를 불기소해놓고도 여전히 .. 2021. 5. 10.
세상읽기 - 미얀마와 중국/ 혐오의 시대/ 재보선 이후 전지윤 ● 중국은 미얀마 군부에 대한 지원과 학살에 대한 방조를 중단하라 지난주에 ‘미얀마 민주주의를 지지하는 한국 시민사회단체 모임’은 미얀마 군부 테러 집단의 우두머리인 흘라잉의 아세안 정상회의 참석을 규탄하는 기자회견을 열고 각국 대사관에 항의서한을 전달했다. 여기엔 가지 못하고 그날 점심 시간에 중국대사관 릴레이 1인시위에 동참했다. 사실 미얀마 쿠데타와 중국의 구실은 단순하지는 않다. 중국이 쿠데타를 사주했고 군부를 조종한다고 본다면 그것은 사실과 다르다. 중국도 쿠데타가 반갑진 않고, 군부와 관계도 좋지만은 않다. 반면 미국과 서방이 군부와 쿠데타의 일관된 반대편이라고 보기도 어렵다. 둘 사이엔 관계 개선 시도가 있어왔고 특히 서방 대기업들은 군부와 긴밀한 비즈니스 관계이다. 그러나 지금 당장.. 2021. 4. 28.
세상읽기 - 세월호 7주기/ 윤미향 마녀사냥/ 아마존 노조 전지윤 ● 끝까지 함께 기억하고 행동해야 얼마 전 세월호약속지킴이 도봉모임에서 세월호 가족분들과 간담회가 있었다. 다가오는 세월호 7주기를 앞두고 항상 세월호를 기억하고 행동하는데 열심인 존경스러운 지역분들이 소중한 자리를 마련해주신 것이다. 고맙고 죄송한 마음으로 참가해서 한켠에 앉아서 오가는 이야기들을 듣고 질문을 하고 답변도 듣고 하다보니 7년 전의 그날도 떠오르고 많은 생각이 들었다. 아직도 세월호의 진실이 밝혀지지 않고 있고, 무엇보다 충분한 조사가 안 되고 있는 현실이 너무 답답하다. 방해는 여전히 강력하고 진전은 더디기만 하다. 예컨대 국정원은 그나마 근래에 관련 문건 60여만건을 ‘목록’만 공개하기로 했다는데, 그 공개 방식이 기가 막힌다. 사참위 조사관 2명이 국정원에 들어가서 손으로 문.. 2021. 4. 16.
세상읽기 - 미얀마 혁명과 학살/ 승설향 씨의 미투 전지윤 ● 미얀마 군부 테러리스트들은 학살을 중단하라! '미얀마 민주주의를 지지하는 한국시민사회모임’은, 긴급 소집되는 유엔 안보리에서 미얀마에 대한 의미있는 결과가 나올 수 있도록, 어제 오늘 4개 대사관(중국, 러시아, 베트남, 인도)에서 릴레이 1인시위를 진행한다. 나는 어제 오후에 중국대사관 앞에서 1인시위를 했다. 지금 미얀마 상황은 매우 참혹하고 시급하다. 미얀마 관련 페북 페이지와 미얀마 페친들이 매일 계속 올리는 글과 사진은 온통 시위하는 모습, 군부가 총칼을 휘두르는 모습, 죽고 다친 사람들의 모습, 장례식에서 울부짖는 사람들의 모습 4가지뿐이다. 죽고 다친 사람들의 모습은 너무 참혹해서 참고 보기 어려울 정도다. 이런 상황들 뒤에서 국제적으로는 일대일로를 추진하는 중국과 그 동맹국들, .. 2021. 4. 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