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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읽기288

세상읽기 – 윤미향/김건희/반백신/미얀마/차별금지법 전지윤 ● ‘윤미향 마녀사냥 중단’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듣고 싶다 지난주 민주당 대표 송영길은 ‘민주당 쇄신안’을 발표하면서 이상직, 박덕흠과 함께 윤미향 의원의 제명을 신속히 처리하겠다는 내용을 포함시켰다. 윤미향 의원을 노동자 대량해고와 배임횡령을 저지른 이상직과 건설비리종합세트인 박덕흠에 묶어버린 것이다. 하지만 윤미향 의원에 대해서 그동안 족벌언론과 정치검찰이 제기한 혐의들은 지난 2년간 모두 거짓이었다는 게 밝혀져 왔다. 대부분은 검찰 조사단계에서 이미 사실무근이 밝혀졌고, 부동산 투기 의혹은 경찰 조사에서 누명이 벗겨졌다. 나머지 혐의들은 8차례 진행된 재판 과정에서 하나하나 그 진실이 드러나고 있다. 그런데도 지금 언론, 검찰, 국민의힘 뿐 아니라 민주당과 일부 진보진영까지도 진실에는 관심이.. 2022. 1. 31.
[박노자] 한국은 정말 안전한가? [노르웨이 오슬로에서 사는 러시아계 한국인 교육 노동자/연구 노동자’라고 본인을 소개하는 박노자는 , , , 등 많은 책을 썼다. 박노자 본인의 블로그에 실렸던 글(bit.ly/3jpYwgJ)을 다시 옮겨서 실을 수 있도록 허락해 준 것에 정말 감사드린다.] 러시아에서 제가 맞이한 1990년대는 최악의 “불안의 시대”이었습니다. 시장 경제로 재편되는 길목에서 국가 통치력이 대대적으로 약화돼 강도 조직들이 갈취하는 “보호세”가 국가의 세금을 대체한 듯한, 그런 시절이었습니다. 제가 1990년대 중반에 박사과정을 밟았던 모스크바에서는 10만명당 살인율이 약 40명 정도이었는데, 마약 조폭들에게 시달리는 오늘날의 멕시코 도시들이나 남아공의 요하네스부르그 정도의 수치이었죠. 참고로, 대한민국의 오늘날 살인율은 .. 2022. 1. 21.
세상읽기 – 대선/여가부 해체/멸공 챌린지/돈룩업 전지윤 ● 진보좌파에게는 역대 가장 우울한 대선 이번이 ‘역대 최악의 비호감 대선’이라는 프레임은 선정적, 편파적 보도에 매달려온 족벌언론들의 자가발전적 성격이 크다. 예컨대 족벌언론들만 보면 이재명은 대장동 비리의 몸통이자 의심스러운 죽음들의 배후조정자가 돼 있다. 그러다가 김건희 녹취록이 문제가 되자 태도를 180도 바꿔서 ‘정책은 사라지고 말초적 논란만 판치고 있다’고 나무란다. 기막힐 일이다. 이를 통한 정치혐오의 득세는 결국 가장 부패한 기득권 세력들에게 득이 될 것이다. 다만 이번 대선이 진보좌파에게는 최악인 측면이 있는 건 맞다. 진보좌파 후보들의 존재감이 이처럼 희미한 적이 별로 없었기 때문이다. 이 책임을 불리한 언론 구도와 기득권 양당구조에게만 돌릴 수는 없는 일이다. 촛불 이후 5년에.. 2022. 1. 18.
[박노자] 대선, 혹은 한국적 삶의 속살 [노르웨이 오슬로에서 사는 러시아계 한국인 교육 노동자/연구 노동자’라고 본인을 소개하는 박노자는 , , , 등 많은 책을 썼다. 박노자 본인의 블로그에 실렸던 글(bit.ly/3jpYwgJ)을 다시 옮겨서 실을 수 있도록 허락해 준 것에 정말 감사드린다.] 지금 대한민국은 '대선 정국'입니다. 명시적으로, 내지 암묵적으로 운명의 2022년 3월 9일까지 국정의 운영도, 사회적 공론의 흐름도 거의 다 '대선' 위주로 이루어집니다. 그만큼 대통령제 국가에서 대통령의 권한이 막중하다는 것입니다. 물론, 여야 사이의 권력 교체가 되든 안되든 21세기 초반의 한국사의 '큰 그림'은 바뀌지 않을 것입니다. 주류 여야는 물론이거니와, 온건 사민주의자인 심상정 후보 같은 분이 설령 대통령이 돼도, 대통령이 죽어도 못.. 2022. 1. 11.
세상읽기 – 윤석열/카자흐스탄/이석기/차별금지법 전지윤 ● 윤석열의 위기에는 더 깊은 뿌리가 있다 최근 윤석열 후보와 국민의힘이 보여주는 카오스적 혼돈은 2016년 촛불 속에서 궤멸적 타격을 받으며 심각한 위기와 분열로 빠져들었던 한국의 보수우파와 기득권 카르텔이 여전히 그것에서 충분히 벗어나지 못했다는 것을 보여주고 있다. 2016년 당시에 이들의 분열이 얼마나 심각했는지는 다시 기억을 상기할 필요가 있다. 당시에 분열은 처음에 와 박근혜 청와대 사이에서 불거졌다. 하나의 계기는 가 당시 ‘왕수석’인 우병우 일가의 비위 의혹을 보도한 것에 있었다. 그러자 박근혜는 를 직접 “부패 기득권”이라고 직격했고, 검찰은 당시 주필이었던 송희영의 비리를 밝혀내며 방상훈의 숨통을 조였다. 우파-족벌언론-검찰이 서로를 불신하고 물어뜯던 이 장면은 기득권 카르텔의 .. 2022. 1. 8.
[박노자] 소련 망국의 30주년 - 구소련 좌파는 폐허에서 다시 일어설 수 있을 것인가? [노르웨이 오슬로에서 사는 러시아계 한국인 교육 노동자/연구 노동자’라고 본인을 소개하는 박노자는 , , , 등 많은 책을 썼다. 박노자 본인의 블로그에 실렸던 글(bit.ly/3jpYwgJ)을 다시 옮겨서 실을 수 있도록 허락해 준 것에 정말 감사드린다.] 제가 이 글을 쓰는 오늘날은 소련 망국의 30주년입니다. 딱 30년 전에, 1991년 12월 25일 밤에 망치와 낫이 그려전 홍기는 크렘린궁에서 내려지고 제국 시대의 해군기인 러시아 삼색기가 게양됐습니다. 혁명 이후 74년 영욕의 역사는 이렇게 그 막이 내려진 것이었습니다. 저는 솔직히 그 때 소련의 해체가 "완료"됐다는 데에 대해 거의 신경을 쓸 겨를도 없었습니다. 이미 소련이라는 국가는 식.. 2021. 12. 26.
세상읽기 – 칠레/김건희/윤석열과 좌파/<이상청>/벨 훅스 전지윤 ● 칠레 대선에서 좌파의 역사적 승리 어제 칠레 대선 결선투표에서 좌파연합 후보인 보리치가 당선된 것은 정말 기쁜 소식이다. 사실 지난 두달 전 1차투표에서는 극우 카스트 후보가 1위를 하면서 많은 우려의 목소리가 있었다. 카스트는 범죄를 빌미로 강력한 치안을 강조하며 반이민 선동을 하고, 여성부 폐지와 낙태 금지 등 소수자에 대한 차별과 혐오를 부추기고, 강력한 신자유주의 노선을 고수하는 후보였기 때문이다. 50%도 안되는 낮은 투표율 속에서 카스트가 1위를 차지하고, 보리치 후보의 지지율은 정체를 벗어나지 못하는 상황이 나타나자, 이러다가 칠레가 국제적인 진보의 견인차에서 반동의 신호탄으로 전락하는 것이 아닌가 하는 경고와 걱정들이 많았다. 그러나 결선투표를 앞두고는 카스트의 극우적 성격에 대.. 2021. 12. 23.
[박노자] "배달 천국"의 이면 [노르웨이 오슬로에서 사는 러시아계 한국인 교육 노동자/연구 노동자’라고 본인을 소개하는 박노자는 , , , 등 많은 책을 썼다. 박노자 본인의 블로그에 실렸던 글(bit.ly/3jpYwgJ)을 다시 옮겨서 실을 수 있도록 허락해 준 것에 정말 감사드린다.] 한국 만큼이야 아니지만, 노르웨이에서도 서서히 "배달 문화"가 정착되어 가는 것 같습니다. 아이들에게 물어보니 그들은 종종 Foodora 등 음식 배달 업체들을 이용합니다. 저는 한국에서는 지인들과 같이 있었을 때에 몇 번 "배달의 민족"을 통해 음식 주문, 배달을 받아 본 일은 있긴 있었는데, 노르웨이에서는 한 번도 배달된 음식을 먹어본 일이 없습니다. 초밥이 먹고 싶어 질 때에 그냥 무식하게 (?) 약 15분 언덕을 내려 거기에 있는 초밥 집에서.. 2021. 12. 17.
세상읽기 – 차별금지법/미얀마/전두환/니카라과/코로나 전지윤 ● 차별금지법 제정 촉구 집중 농성 얼마전 ‘차별금지법 제정 촉구 집중 농성’에 함께 했다. 거의 하루 종일 밖에서 떨기는 했지만, 여러 반가운 동지들도 만날 수 있었고 또 의미있는 자리였다. 마지막에 단돈 만원의 지지금을 내고 농성했던 즉석접이식천막도 득템했다. 차별금지법을 요구하는 수많은 이들과 그들의 생생한 목소리를 들을 수 있었다. 정의당 심상정 후보와 진보당 김재연 후보도 분명하고 속시원하게 이 법안을 가로막는 세력을 질타하고 제정의 필요성을 말해줬다. 어제도 차별금지법 하나 통과시키지 못하고 있는 민주당과 문재인 정부에 대한 엄청난 분노와 비판들이 쏟아져 나왔다. 14년을 기다리며 너무 많은 고통을 받았고, 소중한 것을 잃어온 사람들의 정당한 분노와 비판이다. 아마 민주당은 변명하고 핑.. 2021. 12. 14.
[박노자] "피해자 민족주의"와 그 한계 [노르웨이 오슬로에서 사는 러시아계 한국인 교육 노동자/연구 노동자’라고 본인을 소개하는 박노자는 , , , 등 많은 책을 썼다. 박노자 본인의 블로그에 실렸던 글(bit.ly/3jpYwgJ)을 다시 옮겨서 실을 수 있도록 허락해 준 것에 정말 감사드린다.] 대체로 민족주의자들의 "과거 기억"은 두 가지 종류가 있습니다. 민족이라는 상상의 공동체 결속을 가장 잘 다지는 집단 기억은 바로 과거의 집단 피해입니다. 그래서 "민족 수난"은 거의 모든 민족주의들이 공유하는 주요 테마죠. 그런데 "수난"만을 강조하다 보면 "자랑스러운 우리 민족"이 잘못하면 너무 "약체"로만 보일 수도 있습니다. 그래서 "수난" 테마와 함께 꼭 나타나는 대목은 "우리들의 과거의 위대성"입니다. 역사 속에서 백마를 탄 개선의 장군들.. 2021. 12. 6.
[박노자] "절차적 공정"의 허구 [노르웨이 오슬로에서 사는 러시아계 한국인 교육 노동자/연구 노동자’라고 본인을 소개하는 박노자는 , , , 등 많은 책을 썼다. 박노자 본인의 블로그에 실렸던 글(bit.ly/3jpYwgJ)을 다시 옮겨서 실을 수 있도록 허락해 준 것에 정말 감사드린다.] 노르웨이를 부자로 만든 것은 바다 속 유전들입니다. 거기에서의 일은 힘들고 때로는 위험하지만, 임금만큼은 좀 높습니다. 평균보다 40-50%를 더 주는 것이죠. 몇 년 전에 제가 소속돼 있는 공무원 노련 (NTL)의 노조보에서는, 이 유전에서의 노동과 관련된 재미있는 이야기를 읽은 적이 있었습니다. 유전 노동자 중에서는 외국인의 비율이 꽤나 높은데, 상당수는 폴란드 사람들입니다. 그 중의 다수는 직접 고용되는 것이라기보다는 인력 업체를 통해 들어오는.. 2021. 11. 26.
세상읽기 – 차별금지법/이대남/바이든/총격살해 무죄? 전지윤 ● 차별금지법 국회 앞 농성에 참가하고서 얼마전 아침부터 저녁까지 국회 앞 차별금지법 제정 농성장 지킴이를 했다. 농성장에서 자면서 24시간을 지키는 분들도 있으니 미안한 마음이고, 앞으로도 기회될 때마다 동참해야겠다. 촛불 이후에 내가 새정부와 국회에 가장 크게 기대한 것은 중대재해기업처벌법, 차별금지법의 제정과 국가보안법의 폐지(관련해 덧붙여 이석기 의원의 석방)였다. 이중에서 중대재해기업처벌법은 매우 부족한 상태로 제정됐고, 나머지 두 개는 아직도다.(이석기 의원은 8년 넘게 감옥에 있고) 차별금지법(평등법)은 국민의힘 대표, 원내대표, 대선후보 모두 공개적 반대 발언을 했고, 현재 ‘당론으로 반대’다. 대선 경선 토론에서도 이 당의 후보들은 온갖 차별과 혐오, 낙인의 발언을 쏟아냈다. 최종.. 2021. 11. 2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