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릭 블랑(ERIC BLANC)
번역: 두견
사회주의자들은 20세기 사회민주주의의 실패와 레닌주의의 적절성 저하와 함께 근래 그리스의 시리자(Syriza), 영국의 제레미 코빈(Jeremy Corbyn), 미국의 버니 샌더스(Bernie Sanders)에게 일어난 패배에 대해 연구할 필요가 있다. 레오 파니치(Leo Panitch)와 샘 긴딘(Sam Gindin)이 스테판 마허(Stephen Maher)와 함께 쓴 <오늘날의 사회주의적 도전>(Haymarket Books, 2020)에 대한 서평을 통해서 에릭 블랑은 그것을 지적하고 있다. 오랜 시간 많은 경험과 기여를 해온 베테랑 사회주의자들이 함께 쓴 위의 책이 한국에 출판된 것은 아니지만, 시사점이 많고 여로모로 도움이 된다고 판단해서 이 서평을 번역했다. 이 글의 필자인 에릭 블랑은 미국 민주적 사회주의자들(DSA) 소속의 사회주의 이론가이자 활동가이며, 역사사회학자로서 러시아 혁명과 레닌주의에 대한 다양한 신화를 해체하는 논문과 저작, 글을 써 온 것으로도 유명하다. 미국에서 교사파업에 연대하고 새로운 좌파적 정치대안을 건설하는 문제에도 매우 활발하게 개입하고 있다.
출처:
https://www.jacobinmag.com/2020/05/the-socialist-challenge-today-corbyn-sanders
사회주의자가 되는 것은 결코 쉬운 일이 아니다. 그러나 최근 좌파는 특히 뼈아픈 전투에서 실패했다. 각각의 나라뿐 아니라 그 너머에서 제레미 코빈과 버니 샌더스는 비록 정치적 기대를 높이고 사회주의 좌파를 부활시키는 데 성공했지만, 그들의 패배는 활동가들을 충격에 빠뜨리고 답을 찾도록 만들었다.
우리가 어떻게 여기까지 왔는지, 어디로 가야 하는지 이해하려는 이들에게 <오늘날의 사회주의적 도전>(Haymarket, 2020)은 필수적인 출발점이다. 어떤 종류든 거짓 낙관주의를 배척하는 이 책은 사회주의자가 되는 것이 왜 그렇게 어려운지를 설명하기 때문에 정확하게 도움이 된다. 반자본주의적 변혁의 걸림돌을 냉철하게 파악함으로써 사회주의자들에게 승리를 향한 전략적 로드맵을 제시한다.
좌파의 상승, 침체, 거듭남
이 책은 사회주의 운동의 소용돌이치는 역사로 시작한다. 저자들은 현재 우리의 위기는 사회민주주의와 레닌주의라는 20세기의 두 가지 주요 좌파적 전략의 한계를 반영하고 있다고 주장한다. 레닌주의는 (최선을 다해) 자본가 계급에 대항하는 조직적 투쟁에 대한 집중, 국경을 넘어 노동계급의 단결을 구축하려는 헌신, "사회주의 경제 계획은 자본에게서 자본을 탈취하는 것을 필요로 한다는 인식" 등 칭찬할 만한 자질을 많이 가지고 있었다.
그러나 이 중 많은 부분보다도 스탈린주의의 공포와 러시아의 구체적 경험을 사회주의 전략으로 지나치게 일반화하려는 경향이 더 커졌다. 그러므로 오늘날의 민주적 사회주의는 반민주적 관행뿐 아니라 선진 자본주의적 민주주의 국가들에서 "국가를 분쇄하는" 반란이 실현 가능하다는 부당한 믿음도 거부하면서 "공산주의 비전에 있어서 긍정적이었던 모든 것을 포용해야 한다." 그러나 1917년의 유산을 마지막으로 하여, 오늘날 사회주의자들에게 있어 '중심적 도전'은 지난 세기에 걸쳐 좌파들도 빠져든 또다른 함정, 즉 '사회민주주의화'를 어떻게 피하느냐 하는 것이다.
20세기 초부터 계속해서, 투표와 다른 민주적 권리를 위한 노동운동의 성공적인 투쟁은, 대중적 노동자들의 단체, 특히 그들의 지도부가 자본주의적 현상태에 편입되는 역설적인 경향을 낳았다. 이는 1914년, 세계대전이 선포되었을 때 유럽 전역의 사회주의 지도자들이 자국 통치자의 뒤에 줄을 섰을 때 명백해졌다. 그 후 수십 년 동안, 당대 권력자들과의 협력이 계속해서 계급투쟁을 밀어냈다. 전 세계 노동조합과 사회주의 정당 내부에서는 평조합원의 역량 강화와 보다 넓은 노동계급을 조직하려는 노력이 가장자리로 밀려났다.
사회민주주의와 공산주의의 난관에 봉착한 1970년대에 새로운 길을 찾으려는 정치적 흐름이 나타났고, 이는 두 가지 모두의 약점을 피한 것이다. 앙드레 고르즈(André Gorz), 토니 벤(Tony Benn), 랄프 밀리반드(Ralph Miliband), 니콜라스 풀란차스(Nicolas Poulantzas) 같은 이러한 사회민주주의 정당 내의 좌파들과 사상가들에게는 거리나 작업장뿐만 아니라 국가 내에서도 자본가와 싸우는 것이 필요하고 가능한 일이었다.
불행히도 이들 민주사회주의적 도전자들은 1980년대에 시작된 국제적 신자유주의 공세에 효과적으로 맞설 수 있을 만큼 그 시기에 우세한 지도자들과 전통을 충분히 극복하지 못했다. 그 결과는 잘 알려져 있다: 노동조합이 와해되고, 복지 국가가 후퇴하고, 노동이 더 위태로워지고, 노동계급 공동체가 더 원자화되고 사기가 저하되었다.
지난 40년간의 후퇴 동안에 전쟁, 인종과 젠더적 억압, 세계화, 환경 파괴에 대항하는 사회 운동이 주기적으로 분출되었다. 그러나 강력한 노조의 힘이나 사회주의 정당의 일관된 힘이 없기에, 이러한 항의의 대부분은 그들의 요구를 획득하지 못하거나 우리와 억만장자 사이의 힘의 균형을 상당부분 바꾸지 못하고 왔다 갔다 했다.
이러한 운동 주기에 적응하면서, 소외되고 무정부주의로 경도된 좌파들은 선거 정치를 함께 포기했다. 라틴아메리카의 ‘핑크 타이드’(분홍 물결) 진보 정부들을 제외한 새로운 주문은 "권력을 잡지 않고 세상을 변화시킨다"는 것이었다. 불행하게도 자본주의 국가를 무시하는 것은 그것을 극복하는 비효율적인 방법임이 증명되었다. 이런 종류의 '운동주의'(movementism)가 난관에 봉착하면서 새로운 접근법의 무대가 마련됐다.
그리스의 비극
2011년 대공황과 그에 따른 반(反)긴축 거리 시위, 점거, 격변사태라는 전세계적 폭발 속에 이어, 급진주의자들은 마침내 "시위에서 정치로" 변하기 시작했다. '오늘날의 사회주의적 도전'은 2014년 이후 좌파 정치는 '자본주의 세계화에 대한 반대'가 '거리에서 국가로'로 바뀐 것에 의해 정의됐다고 주장한다. 이 놀랄 만큼 짧은 기간에 걸쳐 좌파는 수십 년간 지속되어온 사회적 주변화와 ‘오직 거리 투쟁만’(in-the-streets-only)의 정치에서 벗어나 진지한 정부 권력의 도전자가 되었다.
계급정치가 정치의 주류로 되돌아왔다. 이는 앞으로 수년과 다가올 수십 년 동안 배당금을 지불할 것 같은 역사의 중대한 발전이다. 그러나 영국 노조 지도자인 앤드루 머레이는 "계급 그 자체의 유기적 제도에서" 등장하지 않았기 때문에 "이 새로운 정치는 일반적으로 계급에 뿌리를 둔 것보다는 계급에 초점을 맞추는 것이다"라고 지적하고 있다. 즉, 오늘날의 좌파가 자본가들에 맞서서 노동자들을 양극화시키려 하지만, 노동계급 조직과 지역사회 네트워크와의 깊은 연계가 여전히 결여되어 있다는 것이다.
지난 수십 년 동안 노동자 조직화의 후퇴 때문에 그러한 뿌리를 세우는 것은 특히 어려웠다. 영어사용권 세계의 노조 밀도와 파업률이 역사적인 최저치로 떨어지면서 민주적 사회주의의 반란자들은 한 손을 뒤로 묶은 채 억만장자들과 싸울 수밖에 없었다.
이러한 모순된 맥락에 직면한 <오늘날의 사회주의적 도전>은 다음과 같은 세 가지 사례의 강점과 한계에 대한 연구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그리스의 시리자, 영국의 코빈, 미국의 샌더스. 저자들의 중심 논지는 간단하다: 신자유주의를 뒤집고 사회주의로 나아가려면 의미 있는 대중적 참여를 장려함으로써 국가를 민주화하는 것뿐만 아니라 노동계급의 조직을 확장하고 변화시킬 필요가 있다. 이런 변화 없이는 우리가 이길 수 없다.
그리스의 경험이 대표적 사례다. 2010년 이후 폭발적인 파업과 점거, 항의의 물결이 선거에서 시리자의 승리를 위한 발판을 마련했다. 2015년 1월 트로이카(유럽중앙은행, 유럽위원회, 국제통화기금)가 부과한 파괴적인 긴축정책을 중단하라는 국민의 명령을 받고 선출된 이 정당은 그리스 노동자들과 국제 좌파의 기대를 극적으로 높였다. 그러나 그 해 7월에 시리자의 최고 지도자들은 그들이 뒤집기 위해 선출된 바로 그 정책들을 담은 "제3 의정서"에 서명하고 있었다.
파니치, 긴딘, 마허는 이것을 단순히 알렉시스 치프라스(Alexis Tsipras) 지도부에 의한 항복과 배신으로 매도하는 것은 패배의 더 깊은 정치적 뿌리를 놓치는 것이라고 주장한다. 시리자 지도자들이 모든 긴축조치를 거부하고 유로존을 떠나 대체 통화를 채택하는 플랜B를 심각하게 고려하지 않은 것만이 문제가 아니었다. 집권하기 훨씬 전에, 지도부는 실제로 노동계급 역량 구축에 대한 공식적 헌신을 포기했다.
“누가 당에 남아 사회에서 조직 담당자 역할을 하게 될 것인지는 거의 관심을 기울이지 않았다. 당원의 증가는 선거적 돌파의 정도에 전혀 비례하지 않았다. 심지어 새로운 급진주의 활동가들이 합류했을 때에도 지도부는 대체로 이러한 운동가들의 역량을 발전시켜 당 지부를 노동계급 생활의 중심지로 만들고, 생산과 소비의 대안적 형태를 계획하는 속에서 계급적 연대 네트워크와 연계하여 전략적으로 개입하기 위해 당 조직 내의 사람들을 지원하는 데 거의 도움을 주지 않았다. 이 모든 것은 시리자가 여전히 사회민주주의의 한계를 벗어날 방법을 발견하는 것에서 얼마나 멀리 떨어져 있었는지 말해준다.”
시리자가 집권하면서 노동계급 조직화에 대한 자극을 받고 기댈 수 있는 기회를 놓친 것은 특히나 심각했다. 저자들은 시리자의 투사인 안드레아스 카릿치스(Andreas Karitzis)의 말을 인용해, 시리자는 당의 지도부뿐 아니라 중요하게는 급진적 비판가들도 진보적 정책의 실행을 위해 대중적 에너지를 동원할 구체적 계획을 전달하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반민주주의적 제도적 장애물을 극복하기 위해서는 대중적 주도성을 강화하고, 그것과 연계하여 국가를 변화시켜야 한다. "그동안 구성된 수십 개의 위원회는 장애물을 극복하고 민주적 지향으로 국가 기능과 기관을 재편하기 위해 분야별 구체적인 실행 계획을 제시하는 대신에 모호한 정치적 대립을 재현했다"
그런 많은 가능성들 중에서. 예를 들어 교육부는 학교들을 "지역사회의 허브"로 만들어 지역 활동가들의 노력을 강화하고 학부모들뿐만 아니라 이웃들을 위한 교육이나 기술 훈련을 제공할 수 있었다. 그리스의 대중운동과 노동단체들은 상대적으로 쇠약해졌고 - 그리고 해외의 훨씬 약한 세력 관계로 인해 정부가 국제적으로 고립된 상황에서 - 결국 치프라스가 트로이카에게 고개를 숙인 것은 놀라운 일이 아니다. 이런 맥락에 주목하는 것은 시리자 지도부의 결정을 변명해주는 게 아니다. 그러나 그것은 우리를 관련된 전략적 교훈으로 인도한다. 선거에서 이기는 것만으로는 충분하지 않다: 좌파 정부는 그 의제를 실행하기 위해 노동자 대중의 움직임에 기대고 북돋아야 한다. 그리고 그것은 국가를 민주화하기 위해 싸워야 한다.
코빈과 샌더스 운동
수백만 명의 노동자들을 고무하며 바닥에서 새로운 정치적 상식을 구축할 수 있는 전투적인 노동단체없이 사회주의자들이 갈 수 있는 것은 지금까지 이것밖에 없다. '오늘날의 사회주의적 도전'이 보여주듯, 코빈의 2019년 패배가 충분히 명백해지기 전에 영국의 사회주의자들은 이렇게 주장하고 있었다.
2015년에 급진주의자들이 노동당 최고 지도부를 차지했지만, 노동당의 의원들, 지방 공무원, 노동조합 기반의 상당 부분이 여전히 변화되지 않은 채 남아 있었다. 실제로 최근 유출된 850쪽 분량의 보고서는 노동당 우파 지도자들이 지난 5년 동안 코빈을 내부로부터 약화시키려고 적극적으로 노력한 내용을 담고 있다.
주로 ‘모멘텀’을 중심으로 조직된 젊은 회원들의 유입은 새로운 방향으로 훌륭하게 추진되었다. 그러나 이 과제는 상대적으로 경험이 없고 뿌리가 얕은 운동가들에게는 만만치 않은 일이었다. 2017년에 샐퍼드(Salford) 지역 당원인 톰 블랙번(Tom Blackburn)이 주장했듯이 "이미 충분히 잠재된 지지가 있다고 가정하면서 단지 다가오기를 기다리기 보다는 급진적이고 정치적인 대안에 대한 대중의 지지를 적극적으로 양성하는 것"이 당연 과제였다. 세대별, 지역별로 코비니즘(Corbynism)에 대한 의지가 워낙 고르지 못했기 때문에 노동계급의 다수를 획득하기 위해서는 참을성 있는 조직화 작업이 많이 필요했다.
이 벅찬 프로젝트를 진전시키기 위해 아래로부터와 위로부터 코빈 지도부의 주도성이 필요했는데, 이것은 고착된 당 관계자들, 온건한 노동당 의원들과의 충돌을 야기할 가능성이 있었다. 그래서 "노동당의 신좌파가 직면한 과제의 규모와 그리고 또한 그 과제의 성격에 대한 명확성과 솔직함"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블랙번은 "정책 결정 구조를 민주화하고, 차세대의 노동당 좌파 간부, 후보, 운동가들을 길러내면서, 노동당을 노동계급 공동체의 운동세력"으로 재구성할 것을 요구했다.
코빈이 2019년 말에 패배한 여러가지 겹치는 이유들 중에서, 견실한 노동자 운동의 부재는 아마도 가장 큰 영향을 미쳤을 것이다. 특히 탈산업 지역에서는 수십 년간의 패배와 강력한 노동당 또는 노조 구조의 소멸로 인해 노동자들 역시 사기저하되었고 코빈의 야심 찬 메시지가 충분히 울려 퍼지지 못하게 원자화되었다. 유권자들의 문을 두드렸을 때, 자원활동가들은 노동당이 약속을 이행할 수 있겠냐는 이해할 수 있는 회의론을 만났다. 몇 년간의 짧은 내외부적 캠페인은 실행 가능한 대안을 보여주기에 불충분하다는 것이 입증되었다.
“2019년 노동의 패배는 당 자체의 근본적 변화 없이 이루어질 수 있는 것의 한계를 분명히 보여줬다. 특히 작업장뿐만 아니라 지역사회 차원에서 투쟁과 활동에 직접 참여하고, 다양한 노동계급 커뮤니티와 작업장에 걸친 연결고리를 만들기 위한 정치적일뿐 아니라 사회적인 네트워크를 육성하는 측면에서는 더욱 그러했다. 이것은 코빈 시절에 거의 이루어지지 않았다. 코빈 시절에 당원이 크게 늘어난 것은 대부분 지역구를 통해서보다는 전국적 차원의 연대를 통해 이뤄졌다. 그리고 ‘모멘텀’(Momentum) 활동가들을 포함해서 그중에서 극소수의 사람들만 정기적인 지역 당 회의에 참석했다.”
코빈이 선거에서 승리했더라도 노동운동의 취약함과 온건파 노동당 의원들의 내부적 반대는 대단히 강력한 자본가 계급과 싸우는 동안 극복해야 할 버거운 걸림돌로 남아 있었을 것이다. 그리스 경험에서 증명되었듯이 선거에서 지는 것보다 더 나쁜 것은 승리하고도 적대편의 정책을 실행하기 위해 떠밀리는 것이다.
미국의 부활한 민주적 사회주의 운동은 해외의 상대국들과 동일한 기본적 강점과 한계를 반영했다. 버니 샌더스 의원의 2016년과 2020년 출마는 이 나라 정치 문화가 힐러리 클린턴이나 조 바이든 전 부통령 같은 인물들의 중도적이고 친기업적인 자유주의에서 극적으로 이탈하도록 하면서 판도를 바꾸어 왔다.
파니치, 긴딘, 마허는 "보다 일관성 있는 계급 세력을 구축하기 위해 인종적 젠더적 분열을 횡단하고 침투하도록 고안된 방식으로 계급적 불평등을 정치 캠페인의 중심 테마로 삼음으로써" 버니는 궁지에 몰려있던 미국 좌파에 대해 헤아릴 수 없는 기여를 제공했다고 지적했다. 이 나이든 버몬트 상원의원은 사회주의를 다시 정당화하고 계급정치를 대규모로 재도입했다. “샌더스는 새로운 사회주의 담론의 물꼬를 트는 데 앞장섰고, 대통령 선거운동을 통해 단순히 당선만이 아니라 지속적인 노동계급 운동을 구축하기 위한 노력에도 앞장섰다.”
한 가지 주목할 만한 성과는 ‘미국 민주적 사회주의자들’(DSA)의 폭발적인 성장이었다. 새로운 DSA 회원들은 특히 2018년 이후 수많은 교사 파업에서 핵심적 지도력과 지원 역할을 수행함으로써 조직화된 노동을 변화시키기 위해 투쟁해야 하는 과제를 떠안았다. 물론, 버니의 선거 운동에는 상당한 한계가 있었다. 예를 들어, 저자들은 버니가 영속적인 독립 정치 기구를 구축하는 데 더 잘 사용될 에너지와 자원을, 민주당을 "다시 되찾아오려는" 비현실적인 노력으로 돌리는 것을 지적한다. 민주당 기득권층으로부터의 독립성을 유지하고, 선거 주기를 넘어 자원운동가들을 조직적으로 유지하는 것은 강력한 민주적 당원 조직, 그리고 결국 우리 자신의 정당을 필요로 한다.
2020년 1월에 출판된 '오늘날의 사회주의적 도전'은 버니의 최근 패배 이유를 직접 분석하지는 않는다. 그러나 그 분석은 분명히 큰 교훈을 지적한다. 즉, 재활성화된 노동자 운동이 없다면, 버니가 당선돼서 그의 프로그램을 시행하는 것은 말할 것도 없고, 전국적 선거에서 승리하는 것은 대단히 어려웠다. 영국처럼 너무 많은 지역과 계층의 노동계급이 늘 그렇듯이 여전히 정치에서 물러나 있었다.
버니가 이런 저런 전술적 실수를 피했다면 이길 수 있었을 것이라는 주장은 우리의 상대편의 힘과 그들을 물리치기 위해 우리 편이 훨씬 더 잘 조직되어야 할 필요를 크게 과소평가하고 있다. 저자들은 현재의 급진화의 사회학적 불균형을 극복하거나 강력한 노동자들의 운동을 재건하는 데 있어서 손쉬운 해결책은 없다고 결론짓는다.
“노동계급이 이런 위기에서 탈출하는 것은 근본적으로 더 나은 정책이나 전술의 문제가 아니다. 기본적인 조직적 도전은, 대단히 많은 정체성과 공동체를 아우르는 노동자들의 삶의 다차원적 차원에 뿌리내린 계급 형성의 새로운 과정을 촉진하는 것이다.”
앞으로 나아가는 모습이 어떨 것 같은가? 우리들의 노조를 변혁시켜 전국적 파업을 주도하고, 수백만 명의 아마존, 월마트, 훌푸드 노동자들을 성공적으로 조직하면서 인종 정의, 기후 변화, 주거권 등을 둘러싼 전투에 닻을 내리는 것을 상상해 보라. 재활성화된 노동자 운동은 지역, 국가, 그리고 전국사무소에서 새롭게 선출된 수백 명의 민주적 사회주의자들이 노동계급의 삶에 가시적 개선을 이루는데 헌신하도록 적극적으로 지지하고 압박을 가할 것이다. 우리는 집단적인 기대를 높일 뿐만 아니라, 마침내 우리의 꿈을 현실로 만들기 시작할 수 있는 조직적 능력을 갖게 될 것이다.
결론
좌파는 지금 불행한 '캐치-22'(catch-22: 진퇴양난)에 걸려있다. 비록 우리는 다시 정치적 주류로 돌아왔지만, 아직 미국이나 영국에서 전국적 선거에서 승리할 만큼 충분히 강하지는 않다. 그리고 그리스 경험에서 알 수 있듯이, 당선될 수 있을 만큼 강력할 때에도, 우리는 신자유주의를 되돌릴 수 있는 능력이 없었다.
이러한 선거 패배와 좌절된 희망은 결국 자원운동가들의 사기를 떨어뜨리고, 우리의 추진력을 약화시키며, 재활성화된 노동자 운동에 뿌리를 둔 강력한 좌파 건설 사업을 방해함으로써 우리에게 다시 되돌아온다. “시위에서 정치로”의 전환의 한계로 인해 활동가들이 희망을 포기하거나 전략적 지름길에 매달릴 수 있는 현실적 위험이 있다.
다행히도 이 악순환에서 벗어날 수 있는 길이 있다. <오늘날의 사회주의적 도전>에서 정식화한 장기적 관점의 전략을 채택하는 것은 우리 운동이 이 피할 수 없는 굴곡을 헤쳐나갈 수 있게 해줄 것이다. 모든 좌절 후에 절망에 굴복하거나 아기를 목욕물과 함께 버리는 대신에, 민주적 사회주의자들은 노동운동의 확대와 변혁을 위한 노력과 함께 계급투쟁적인 선거활동과 국가의 민주화를 위한 투쟁을 결합함으로써 계속해서 힘을 키울 수 있다. 그것이 우리의 유일한 권력으로의 길이다.
저자들이 말하는 "21세기의 조건에서 장기적 전쟁"같은 이러한 접근법은 승리를 위한 필수 조건이지만, 확실히 충분하지는 않다. 신자유주의를 뒤집고 결국 자본주의를 없애려면 좋은 생각과 의지력 이상의 것이 필요하다. 우리가 통제할 수 없는 모든 종류의 요인에는 경제 위기, 자발적 파업 물결, 대규모 격변, 그리고 해외에서의 고무적 사례가 포함된다. 그러나 이러한 기회가 열릴 때 이를 최대한 활용하려면 명확한 전략적 지평과 사건의 진로를 형성할 수 있는 충분히 강력한 좌파가 필요하다.
사회주의자가 되다고 힘든 일이 없어지지는 않을 것이다. 우리의 상대는 너무 강력해서 단기적인 성공을 위한 어떤 확실한 방안은 없다. 그러나 우리가 과거의 교훈과 더불어 건강한 정도의 인내와 결단력으로 무장한다면 승리는 가능하다.
그러는 동안 투쟁 그 자체를 사랑하는 법을 배우라. 이렇게 많은 불필요한 고통과 불의에 직면하게 되면 급진적인 사회 변혁을 조직하기 위해 시간을 보내는 것만큼 의미 있는 길은 없다. 어린 칼 마르크스가 1835년에 썼듯이 말이다.
"우리가 인류를 위해 가장 많은 일을 할 수 있는 위치를 선택했다면, 어떤 부담도 우리를 굴복시킬 수 없다. 왜냐하면 그것들은 모두의 이익을 위한 희생이기 때문이다. 그렇게 되면 우리는 사소하고, 제한적이고, 이기적인 기쁨은 경험하지 못할 것이다. 그러나 우리의 행복은 수백만에 속할 것이다. 우리의 업적은 조용히 유지되면서 그러나 끊임없이 지속될 것이고, 우리의 유산은 고귀한 사람들의 뜨거운 눈물 속에서 뿌려질 것이다."
(기사 등록 2020.7.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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