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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

트럼프의 당선과 다가오는 투쟁의 과제

by 다른세상을향한연대 2016. 11. 21.

우리는 그동안 미국에서 트럼프가 당선하게 된 원인과 배경, 이후 정세에 대한 전망과 투쟁의 과제 등을 다루어 왔다. 아래 글은 그런 기획 중의 일부로서 미국의 급진좌파인 국제사회주의자조직(International Socialist Organization)’의 성명서를 번역한 것이다. 번역에 수고 해 준 남수경 동지에게 감사드린다.

 

출처:

https://socialistworker.org/2016/11/11/trumps-election-and-the-struggle-ahea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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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대선과 트럼프 승리 - 이게 무슨 망할 일인가! http://www.anotherworld.kr/349


 

1. 트럼프가 미국 대통령에 당선된 것은 미국 뿐 아니라 전 세계적으로 충격적이고 위험한 사태의 변화이다. 이것은 대불황 이후 선진 자본주의 국가들에서 최근까지 중도 우파와 중도 좌파 정당들이 실패 하면서 인종주의, 외국인 혐오와 반동을 부추키는 우익 포플리즘을 이용하는 후보에게 승리의 길을 내주고 있는 과정의 결정적 전환이다.

 

트럼프가 이주민들 - 특히 무슬림과 멕시칸들 - 을 범죄시 하는 기반으로 선거에서의 승리한 것은 전세계적으로 프랑스의 국민전선과 그리스의 황금새벽당 같은 인종주의자들과 반이민자 세력들에게 자신감을 줄 것이다. 국민전선의 리더인 르펜은 트럼프에게 축하를 보내면서 프랑스가 그 뒤를 이을 것이라고 했다. 트럼프의 여성 비하, 성폭력 가해자로서의 이력과 낙태를 엄격하게 제한하겠다는 단언은 미국과 전 세계 여성운동의 성과들을 되돌리려는 반동들을 부추길 것이다.

 

그의 미국 최우선정책은 미국이 세계에 대한 지배를 유지하려 함에 때라 제국주의적 경쟁을 강화하고 워싱턴의 동맹자들을 재편할 수도 있다. 확실한 것은 그는 특히 교역 문제에 있어서 민족주의를 자극할 것이고, 그나마 현재 미국 정부가 받아들이고 있는 얼마 되지도 않는 난민들의 입국을 허용하지 않으려고 할 것이다.

 

트럼프의 선거 캠페인은 이미 미국의 극우파를 비롯한 우파 세력들을 더욱 대담하게 만들었고, 그의 선거 승리는 의심할 바 없이 그들에게 더 자신감을 줄 것이다. 또한 이미 아무런 처벌을 받지 않고 흑인들을 죽이고 있는 인종주의 경찰은 트럼프의 승리를 지금까지 해왔던 것을 더 많이 하라는 청신호로 여길 것이다.

 

2. 하지만 이번 선거는 미국 사회가 전체적으로 우파로 돌아섰다는 걸 뜻하지 않는다. 단지 트럼프가 힐러리 클린턴보다 총 득표 수에서 뒤졌기 때문만은 아니다. 그 대신에, 우리는 우파와 좌파 모두에서 정치적 양극화가 커지고 있는 것을 본다. 미국에서 정치의 방향은 결국 그 무엇보다도 사회운동, 노조, 그리고 대중 조직에 기반해 투쟁하는 좌파, 활동가들을 건설하는데 달려 있을 것이다.

 

국제사회주의자조직(International Socialist Organization - 이하 ISO)은 트럼프 정권 하에서 닥칠 공격을 정면으로 받을 노동자들과 억압 받는 사람들과 함께 한다. 우리는 우파의 공격에 맞서 방어하는 투쟁과 정의를 위한 광범위한 투쟁에 전적으로 헌신하고 있다.

 

3. 미국 자본가 계급과 정치 기득권 층은 트럼프의 지나친 행동에 고삐를 당기려고 할 것이다. 그러나 트럼프의 선거 승리에 주목하는 공화당은 또한 의심의 여지 없이 그들의 이해에 맞는 트럼프의 아젠다를 채택하면서 트럼프의 정치를 정상화하려고 할 것이다.

 

미국의 자본가 계급은 압도적인 반대에도 불구하고 트럼프를 저지할 수 없었다. 20세기 중반 세계에서 우위를 떨치던 미국 지배계급은 지금은 적대적인 분파들이 자신들의 특정한 이해를 대변하는 정치인들을 매수하면서 내부 갈등으로 가득차 있고, 더 큰 이슈들에는 거의 관심을 보이지 않는다.

 

냉전이 부과한 규율이나 조직된 노동계급으로부터의 압력이 없어진 상황에서, 미국의 자본가들은 신자유주의 시기를 자신들이 취할 수 있는 모든 부를 거머쥐는 것으로 이용해 왔고, 그 정치적 결과는 지독하다. 공화당은 공공연히 공격적으로 그 아젠다를 실행하고, 민주당은 자본의 요구를 자신들의 노동계급 선거 기반과 중재한다.

 

수백만 명의 사람들이 현 상황을 참을 수 없어 하는 걸 인식한 트럼프는 적어도 레토릭으로는 정치적 합의를 깼다. 따라서 낡고 부유한 지배계급의 인사들과 미국 군부와 친밀한 정치인에 의해 장악되었던 백악관은 이제 사기꾼 억만장자에 의해 장악되었다. 일부 사람들이 트럼프를 이탈리아 파시스트인 무솔리니에 비교하지만 트럼프는 부패하고 보수적인 기존 정치권에 자신의 돈과 포플리스트적 어필로 나선 이탈리아의 미디어 거물인 실비오 베를루스코니와 더 닮았다.

 

4. 트럼프 정부가 노동자들에게 그 어떤 떡고물을 준다 할지라고 그가 이미 꼭 실현하겠다고 하는 (부자들에게 주는) 거대한 세금혜택에 비하면 새 발의 피일 것이다. 미국의 기업들은 해외의 뭉칫돈을 가져오는 댓가로 그들이 오랫동안 요구해 왔던 세제 혜택을 얻을 것이고, 공화당이 장악한 의회는 이 기회를 잡아 규제를 다시 완화하고 아마 사회보장연금과 메디케어(노인들에게 제공하는 공공의료보험)를 노릴 것이다.

 

트럼프 하의 세금 개혁은 만약 실현된다면 지난 세기 동안 악화해 온 미국의 엄청난 경제적 불평등을 더욱 심화시키게 될 것이다. 그 결과 트럼프를 지지했던 일부 백인 노동계급의 상황이 아마 극적으로 더 나빠질 것이다. 이것은 트럼프의 지지의 주축인 경제적으로 상황이 나빠진 소규모 비지니스 소유주나 낮은 직급의 관리자들인 백인 중간계급에게도 마찬가지이다.

 

5. 공포와 혐오에 기반한 트럼프의 당선은 희망과 변화라는 구호로 캠페인을 한 버락 오바마의 대통령 선거 승리 후 8년 만에 왔다. 연방 상하원 다수를 다 민주당이 장악한 상황에서 1930년 대 이래 최대의 경제 위기 속에서 집권한 오바마는 적어도 한 십년간은 공화당을 하찮은 존재로 만들 수 있는 기회가 있었다. 대신에 오바마 정부는 은행의 구제와 연방 정부의 규모를 줄이는데 전념했다. 그리고 실업과 주택 차압이 급등하는 상황에서 노동자들은 아주 최소한의 지원을 받았다.

 

엄청나게 인기 있고 정말로 필요한 정부가 주도하는 프로그램을 만들 수 있었지만 대신에 오바마의 의료보험 개혁법안은 거대 보험회사와 제약 회사들의 권력을 공고히 했다. 오늘날 노동자들은 오마바의 의료보험개혁 이후에 더 질이 떨어지고 있는 헬스 케어에 더 비싼 가격을 내고 있다. 정치적으로 민주당은 전국민의료보험 같은 성과로 자신들의 선거 지지 기반을 강화할 수 있는 기회를 무산시켰다. 그 대신에 공화당이 큰 정부와 민주당에 대해 비판할 수 있는 또 다른 기회를 얻었다.

 

이러 저러한 실망들로 인해 공화당이 2010년에 재기할 수 있는 길을 터주었다. 2010년 중간 선거로 주 정부의 통제는 공화당에게 넘어간 상황에서, 이제 공화당이 상하원의 다수까지 차지하면서 그 이후 계속 될 의회에서의 교착상태가 만들어졌다. 부자와 기업에 대한 일부 증세와 은행에 대한 규제에도 미국 기업들은 기록적인 이윤을 챙겼다. 경제가 전반적으로 취약함에도 말이다.

 

6. 민주당의 정책들은 - 1990년대의 빌 클린턴부터 지난 8년 간 오바마까지 - 연방정부의 규모를 줄이고 가난하고 취약한 계층에 대한 연방 프로그램을 없애면서 전통적인 뉴딜/위대한 사회라는 노동계급에서의 선거 기반을 약화시켜 왔다. 노조의 침체 - 이것은 클린턴과 오바마 정부의 친기업 정책에 의해 가속화 되었는데 - 는 조직 노동계급에서의 민주당의 전통적 기반을 더욱 약화시켜 왔다.

 

빌 클린턴과 앨 고어 같은 신 민주당이 당을 이끌면서 민주당의 전략은 도시의 폴리티칼 머신(지도부가 통제하는 당 조직)과 피상적인 다양성으로의 전환을 통해 선거 네트워크를 건설하는 것으로 향했다. 동시에 친기업 정책들을 통해서 공화당의 전통적인 기반인 백인/교외 중산층의 지지를 받으려 시도했다. 트럼프가 공화당 후보가 되면서 이 전략은 2016년 힐러리 클린턴의 캠페인을 고무했고, 힐러리 클린턴 선거캠페인의 지도부는 자신들이 공화당을 대신해 미국 자본주의의 제 1당이 될 거라고 믿었다.

 

7. 점점 더 참을 수 없는 현 상황의 관리인으로서의 민주당의 역할은 그 내부에서 반란을 낳았는데, 이것이 민주당 경선에서 버니 샌더스 캠페인으로 나타났다. “억만장자 계급을 타겟으로 하면서 샌더스는 - 사회주의자로서의 전력을 숨김없이 드러내면서 - 수 백만 명의 노동자들이 노동자의 권리와 연대에 기반한 메시지를 받아들일 준비가 되어 있음을 보여 주었다.

 

하지만 샌더스는 그가 평생 동안 지켜온 정치적 독립을 팽개치고 민주당 후보에 도전하면서 종국에는 지난 여름 민주당 전당대회에서 클린턴을 지지했다. 그 이후 그는 계속해서 클린턴이나 당의 지도부에 대해 어떠한 비판도 하지 않으면서 그녀가 미국을 여전히 위대하다고 묘사한, 실패할 수 밖에 없는 캠페인을 지지했다.

 

8. 샌더스가 침묵을 하고 클린턴이 공화당 표를 노리면서, 트럼프는 노동계급에 대하여 얘기할 기회 - 미국 대선후보에게는 흔치 않는 - 를 포착했다. 공화당 경쟁 후보들을 물리치는데 우익 포플리즘을 이용했던 트럼프는 다시 한번 대선 캠페인에서 백인 노동자들의 경제적 불만을 미국 정치에서 가장 반동적인 전통 - 흑인과 이민자에 대한 인종주의 - 과 결합 시키면서 아무 제지없이 통과했다


노예제, 제노사이드와 제국주의적 점령을 기반으로 건설된 나라에서 트럼프는 조지 월라스 같은 다른 우익 포플리스트들의 길을 따랐다. 출구조사에 의하면 그는 클린턴이나 샌더스 지지자들보다 일반적으로 더 부유한 사람들의 지지 기반에 의존할 수 있었다. 하지만 동시에 백인 노동계급의 일부분 - 오바마가 2008년과 2012년 선거에서 우월했던 지역을 포함 - 이 민주당의 견딜 수 없는 현 상황에 대한 방어를 거부하고 대신에 트럼프에게 갔다.

 

9. 극우파는 트럼프 선거에 이미 힘을 받았고, 이제 이민, 법과 질서 그리고 다른 이슈들에서 자신들의 아젠다를 더 밀고 나갈 자신감을 얻었다. 하나의 가능한 결과는 인종주의적 경찰력 행사에 대한 정치적 양극화가 더 심해지는 것이다. 오바마 정부 하에서 군대식으로 무장되어 온 공권력은 의심할 나위 없이 더 강화될 것이다. 퍼거슨과 볼티모어, 그리고 최근의 다코타 액세스 송유관에 반대하는 스탠딩락 투쟁에 대한 억압이 투쟁을 억누르는 한 모델로 이용될 것이다.

 

10. 트럼프는 전체 득표 수에서 (클린턴에게) 졌음에도 불구하고 대선에서 승리했다. 미국 건국 당시 남부의 노예소유주들을 위해 만들어진 구닥다리 선거인단 제도 덕분이다. 각 주의 득표에 기반한 선거인단 제도는 뉴욕이나, 로스엔젤레스, 시카고와 휴스턴 같은 노동계급이 집중되어 있는 곳들이 2016년 선거에서 중요한 역할을 못했다는 걸 뜻했다. 왜냐면 이 도시들이 속한 주들은 이미 어느 당이 차지할 지가 분명했으므로.

 

11. 그럼에도 불구하고, 민주당의 지도부는 몇 달 동안 트럼프의 권위주의와 편협함에 대한 정당한 두려움에 시니칼하게 대응하고 나서 이제는 트럼프 당선인에 대해 정당성을 부여하고 있다. 클린턴, 오바마 외 다른 당 인사들은 트럼프에게 기회를 주자면서 미국의 이익을 위해 그의 뒤에서 하나가 되고 있다.

 

이것은 샌더스가 끌어들인 수많은 민주당 지지자들과의 갈등으로 이어질 것이다. 일부 리버럴한 당 인사들은 직접 행동에 더 많은 힘을 보태면서 이에 대응하려 할 것이다. 그러나 과거에도 그랬듯이 리버럴 민주당원들은 궁극적으로 그런 직접 행동들을 이용해 민주당을 쇄신하려고 할 것이다.

 

민주당 지도부의 화해적인 태도와 대조되는 트럼프 당선에 대한 저항은 강력한 풀뿌리 저항운동을 건설할 수 있는 가능성이 있다는 걸 보여준다. 그리고 그것은 노조와 또는 주류 리버럴 조직들에게 우익에 대해 어느 정도 저항하도록 압력을 넣을 수 있다.

 

하지만 가장 중요한 것은 트럼프 치하에서 우익의 공격에 맞서 싸울 절박한 필요가 이미 존재하고 있는 노동계급과 억압 받는 사람들을 위한 긍정적인 아젠다의 사회 투쟁들과 운동들을 저항의 공통 분모로 연결하는 것이다. 트럼프 정권으로 인해 만들어 지거나 더 악화될 여러 위기들이 블랙라이브스매터, 스탠딩락의 다코다 송유관 반대 투쟁, 이민자 권리와 다른 운동들, 그리고 버니 샌더스의 좌파 캠페인에 모인 새로운 세대들을 더 급진화 시킬 수 있다.

 

ISO는 트럼프의 반동적 아젠다와 그의 승리에 책임이 있는 모든 세력들에 맞서 민주주의와 정의를 위한 싸움에 무조건적으로 헌신한다. 투쟁의 일부로서 우리는 노동계급이 자신들의 삶과 사회를 통제하는 사회주의 사회의 건설에 대한 우리의 헌신을 기반으로 절실하게 필요한 진정한 희망과 해방의 정치 - 트럼프가 퍼트린 절망과 희생양 찾기의 정치와 대조되는 - 를 제시할 것이다.

 

정치적 활동가 조직을 건설할 절박한 필요는 모든 이들이 트럼프에 반대하는 투쟁이 치솟는 것을 보며 느낄 수 있을 것이다. 그것이 좌파와 ISO 같은 조직 앞에 놓인 도전이다. 이것은 또한 우리가 우파에 반대하는 투쟁을 원하는 모든 이들, 더 나은 세상을 원하는 모든 이들을 위해서 제시할 도전이다.

 


 (기사 등록 2016.11.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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