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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차 촛불시민혁명 방아쇠 당긴 윤석열의 실패한 쿠데타

by 다른세상을향한연대 2024. 12. 5.

전지윤

이번에 일어난 것은 지금의 반윤석열 투쟁이 2차 촛불 시민혁명으로 발전하는 것을 사전에 차단하기 위한 선제공격이었다고 볼 수 있다. 2016년 촛불혁명 당시에 기득권 우파와 권력 카르텔의 일부에서는 '촛불의 반란을 사전에 진압하며 계엄령을 선포했어야 하는데 기회를 놓치고 말았다'며 후회하는 목소리가 많았다.

하루가 멀다하고 터져나오는 정권의 부패와 비리, 국정 농단 속에서 대학교와 종교계로까지 들불처럼 번져가는 시국선언과 매주 주말마다 수십만 명이 모이는 촛불시위와 행진의 규모는 '더 늦으면 손을 쓸 수 없다'는 초초감을 낳았을 것이 분명하다.

그것은 '다수 야당이 반대하면 계엄은 곧바로 해제되고, 실시간으로 모든 게 SNS에서 생중계되는 데 무슨 계엄이냐'라던 수많은 지식인과 자유주의적 개혁, 중도 언론들의 나이브한 생각과 태도가 얼마나 잘못된 것이었는지 입증하고 있다. 계엄을 선포한 직후에 조선일보에서 '가장 많이 본 뉴스' 4위를 차지한 것은 바로 "국민을 바보로 아는 계엄령 괴담"이었다.

이것이 일단 실패한 이유는 결코 정해진 결과도 쉬운 과정도 아니었다. 이번 쿠데타가 '준비가 부족하고 어설픈 것이었다'는 지적들은 반만 맞는 말이다. 윤석열 정권은 거의 1년도 전부터 이것을 준비한 것으로 보인다. 2년 연속 '국군의날 시가행진'은 이유가 있었다. 다만 정보가 새고 반대가 심할 것을 대비해서 좁은 범위에서만 논의를 해 왔을 것이고, 그것이 충분한 병력 동원을 제한한 점이 있다.

하지만, 계엄 선포 직후에 전투헬기와 장갑차를 국회로 보내고, 특수부대를 투입해서 여야 정당 대표와 국회의장의 체포를 시도했다. 이것이 뜻대로 됐다면 쿠데타 성공 가능성은 충분히 높아질 수 있었다. 하지만 즉시 국회로 모인 야당 의원들, 온 몸으로 군대 투입에 맞선 보좌관들, 새벽까지 국회 앞으로 달려와 투쟁한 시민과 노동자들이 그것을 막았다.

이 중에 어떤 것도 자동적인 것도 정해진 것도 아니었다. 이 모든 사람들은 그야말로 목숨을 걸로 민주주의를 지키겠다는 마음과 용기로 역사적 반동을 막아냈다. 이재명 민주당 대표나 조국 조국혁신당 대표, 진보정당 지도자들이 절체절명의 순간에 사태의 핵심을 간파하고 지적하며 시민 저항을 호소한 것도 중요했다.

, 지금까지 확인된 바로 이번에 계엄 발령 이후 실제로 군대를 투입해 제일 먼저 체포하려 시도한 언론인은 김어준이었다. 지금 윤석열 정권이 가장 입을 막고 싶어하는 언론인이었던 셈이다. 이것은 오세훈 서울시의 김어준 방송 폐쇄를 방조하며 '김어준이나 극우 유튜버들이나 다를 게 없다'라던 지식인과 언론인들이 얼마나 어리석었던 것인지 보여 준다.

지금 우리는 도저히 안심할 수가 없다. 왜냐하면 이번 윤석열 정권의 쿠데타 시도에서 기득권 카르텔의 상당 부분이 그것을 방조하거나 동조하는 것을 목격했기 때문이다. 예컨대 KBS는 쿠데타가 시작되자마자 계속해서 윤석열의 계엄 선언과 계엄포고령의 내용만을 반복해서 방송했다. 그것은 마치 시청자들에게 겁을 주는 것 같았다.

'계엄령은 괴담'이라던 조선일보도 어떤 비판적 코멘트도 없이 계엄이 얼마나 무시무시한 것인지를 해설하는 기사들만 줄줄이 내보냈다. 쿠데타의 실패가 확실해지고 나서야 비판한 사설을 쓰기는 했지만, 논조는 거의 양비론에 가까웠다. 결국 조선일보가 비판하고 아쉬워 하는 것은 쿠데타가 아니라 아니라 철저한 준비 부족과 실패가 아닌가 싶을 정도였다.

무엇보다 심각한 것은 국민의힘의 태도와 구실이었다. 국민의힘 지도부와 의원들 대다수는 계엄 해제 투표에 참가는커녕 국회에 오지도 않았고, 당사에 머물면서 사태를 지켜보기만 했다. 사실상 정족수 미달로 국회 투표가 무산되며 쿠데타가 성공하길 기대했다고 볼 수밖에 없다.

이것은 국민의힘이 지금 당 해산의 위기를 향해 나아가고 있기 때문으로 보인다. 이번에 명태균 게이트의 진실이 밝혀지면 당을 유지할 수 없게 될 가능성이 매우 높기 때문이다. 따라서 자신들의 추악한 범죄 행위들을 덮어버리고 정치 생명을 지키기 위해서 윤석열의 쿠데타가 성공하기를 바라고 측면 지원한 것이 아닌가 하는 의심이다.

더구나 윤석열 정권을 구성하는 주요한 정치적 기둥 중 하나인 극우 뉴라이트 인사들과 극우 유튜버들은 노골적으로 쿠데타 시도를 지지하고 성공을 응원했다. 계엄 선포 직후부터 황교안 등의 정치인과 극우 유튜브 방송들은 "구국의 결단"이라며 쿠데타를 지지하고 '이재명과 문재인을 즉각 체포해서 군사재판으로 처형해야 한다'는 주장들을 쏟아내기 시작했다.

윤석열의 두뇌와 사고방식, 어법이 이들과 동기화되어 있다는 것은 거듭해서 증명돼 왔고, 이번 사태에서 그것은 절정에 이르렀다. 윤석열은 자신이 일으킨 친위쿠데타가 이들의 열광적인 지지와 응원을 받을 것이고, '태극기부대'가 행동으로서 자신을 뒷받침할 것이라고 믿어 의심치 않았을 것이다.

정리하자면, 이번 윤석열의 쿠데타 시도는 결코 단지 '김건희를 지키기 위해 술먹고 저지른 한 밤의 해프닝'이 아니다. 쿠데타를 촉구해 온 세력이 있었고, 자기 일처럼 함께한 세력이 있었고, 성공을 바라고 응원한 세력이 있었다. 이 세력들은 무시할 수 있는 한 줌이기는커녕, 강력한 정치경제적 힘을 가지고 중요한 권력기관에 기반을 가지고 있다.

더구나 마녀사냥과 여론 조작 등을 통해서 윤석열 신검부 정권이 탄생하는 과정에 함께 손을 잡았고 그 일부였던 다양한 인물과 세력들도 존재한다. 한동훈, 이준석, 오세훈, 진중권 등으로 대표되는 정치세력, 지식인, 친검찰 언론인들이 그들이다. 이들은 지금 윤석열과 갈라졌고 싸우고 있지만, 힘의 균형이 기울면 언제든지 다시 손을 잡을 수 있다.

윤석열은 이번의 실패를 뒤집고 이들 모두를 다시 결집하고 싶어한다. 몇가지 카드가 여전히 남아있다. 그 하나는 어떤 식으로든 북한과 군사적 대치나 충돌을 유발해서 "전시·사변 또는 이에 준하는 국가비상사태"를 핑계로 다시 계엄령 선포를 시도하는 길이다. 또 하나는 '간첩 소굴인 민주노총과 진보당'이라던 오랜 타령을 반복하면서 간첩단 사건을 터트려 공안정국으로 사람들을 얼어붙게 하고 반대세력의 손발을 묶는 길이다.

따라서 지금 민주당과 진보정당들이 윤석열의 탄핵을 추진하고, 시민사회 단체들이 힘을 합쳐서 시위와 행진을 지속하며 뼈대를 세우고, 민주노총이 정치 총파업으로 굳건한 바닥을 다지는 것의 역사적 중요성은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는다. 그것은 12.3 쿠데타의 새벽에 우리가 목격한 군대와 장갑차를 막아선 시민들의 용기와 힘을 더욱 강하게 만들 수 있다.

이제 다시 이 나라의 보통 사람들이 역사의 무대에 주인공으로 올라가서 행동하기 시작했다. 싹을 자르고 싶었던 윤석열의 선제공격이 거꾸로 2차 촛불 시민혁명의 방아쇠를 당겼다. 2차 촛불 시민혁명은 8년 전에 우리가 멈춘 곳에서 시작해 더 나아갈 수 있다. 사람들은 모든 것이 가능하다고 생각하며 새로운 꿈을 꾸기 시작할 것이기 때문이다

(기사 등록 2024.1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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